[류송미 수필] 빛의 매 순간을 위하여 살자


来源: 韩国新华网   时间:2026-02-28 18:42:04





 
 류송미 작가 묵향문학회 한국지회 사무국장

아들의 결혼식날 아침, 창밖으로 새어 들어오는 은은한 새벽빛이 방 안을 스물스물 살펴보는 것 같았다. 나는 눈을 떴을 때부터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세상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나이 들면서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설렘이었다. 아직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머릿속은 분주했다. 오늘 하루의 시간표가 하나둘 지나가는 듯했다. 우리가 오랜 시간 정성으로 쌓아온 것들이 특정한 날 특정한 순간에 꽃을 피운다는 사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얼굴이 오늘 아침에는 어딘지 단단하고 의젓해 보였다. 흰 적삼에 검은 정장을 받쳐입은 그는 내게 다가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엄마, 조금만 있으면 나갑니다. 새 신부와 함께 작형네 집으로 갈 거예요.”
그의 목소리에는 가늘지만 확고한 떨림이 배어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가 지닌 당당한 긴장이었다. 며느리 될 새신부는 아직 다른 방에서 준비 중이었다. 문 틈으로 흘러나오는 살랑이는 옷자락 소리만이 그녀의 존재를 알렸다.
그들이 나간 후 집은 잠시 고요에 빠졌다. 그러나 그 고요 속에도 에너지가 맴돌았다. 나는 안사돈댁과 약속한 시간을 생각하며 미용실로 향하는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안사돈 어머님은 조용히 창밖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분의 옆얼굴에는 새벽빛이 은은하게 깃들어 있었다. 우리는 아직 서로의 과거를 다 알지 못하는, 그러나 이제 같은 미래를 바라보게 될 사이였다.
차 안의 침묵은 어색하지 않았다. 그것은 두 가정이 하나의 자리로 모여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기는, 정중한 간격 같았다. 가장 가까운 인연조차 처음에는 낯선 자리에서 시작되지만 시간과 정성이 그 사이를 채워나가는 것인 것 같다.
미용실 거울 속에서 내 얼굴이 조금씩 변해갔다. 평소에는 신경 쓰지 않던 주름들이 화장품 빛 아래 부드럽게 마무리되는 것을 보며, 나는 오늘 하루만을 위해 특별히 꾸미는 이 순간이 희한하게 느껴졌다. 미용사가 내 흰머리 한 가닥을 정성들여 감추려 할 때, 나는 살며시 말렸다.
괜찮아요, 그냥 두세요.”
그것은 나이 든 흔적이 아니라, 아들을 이 자리까지 키워온 시간의 증표 같았다. 모든 빛은 그 자체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 지나간 시간이 남긴 빛깔 역시 오늘의 아름다움을 구성하는 한 부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허겁지겁 아침을 먹는 동안, 휴대전화가 종종 울렸다. 아들이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새신부가 정성스럽게 화장을 받고 있는 모습이었다. 빛 좋은 창가에 마련된 자리에 앉은 신부의 긴장한 듯한 미소 그리고 그 뒤로 열심히 화장해주는 아들 친구 아내의 집중된 눈빛. 다른 사진에는 아들친구의 어머님이 내밀고 계신 밥상이 찍혀 있었다. 김치와 국, 반찬 몇 가지가 소박하게 놓여 있었지만, 그릇에서 올라오는 김이 사진 밖으로도 따뜻함을 전해주는 듯했다.
나는 그 순간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가 미처 챙기지 못한 그 아침의 빈자리를, 이웃의 정성이 이렇게나 따뜻하게 메워주고 있었다. 삶의 논리에서 이웃이란, 혈연의 경계를 넘어서는 제2의 가족이다.
시간은 우리를 재촉했다. 나와 안사돈댁은 두 신랑 신부를 위해 마련한 호텔로 향했다. 호텔 로비는 높은 천장에 유리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모든 것에 장엄한 윤기를 더했다. 신부의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마련한 이 공간은 우리의 정성을 빛나는 형식으로 담아내는 그릇이었다.
그러나 빛나는 순간들 사이에는 반드시 작은 그림자 혹은 유머러스한 빛의 굴절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호텔 방에서 신발을 신으려 고개를 숙였을 때 나는 순간 멈칫했다. 검은 구두 두 개가 나란히 있었지만, 문제는 그 디자인이 달랐다는 것이다. 한쪽은 살짝 뾰족한 토, 다른 한쪽은 둥근 토였다. 바쁘게 준비하던 아침, 집을 나서며 서둘러 신었던 탓에 짝을 맞추지 못한 것이었다. 나는 잠시 당황하다가 그 어색한 조합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결혼식 당일의 엄숙함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소한 실수였다. 급히 사촌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지금 급한 일이 생겼어. 집에 가서 구두장에서 똑같은 검은 구두 왼쪽을 찾아서 호텔로 좀 갖다 줄 수 있겠니?”
전화 너머에서 사촌 동생도 웃음을 터뜨렸다. 이 작은 해프닝은 완벽을 꿈꾸는 그날의 서사를 살짝 비틀어 인간적인 온기를 불어넣었다.
한편, 우리 집에서는 또 다른 의식이 진행 중이었다. 아들이 우리 부부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리는 순간, 거실의 공기가 잔잔하게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단정히 차려입고 고개를 조아리며 평소보다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아버지, 어머니. 지금까지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아들이 되겠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미래에 대한 책임감이 스며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고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가족이란, 때로는 말보다 침묵으로 더 많은 것을 전달하는 법이다. 이 경건한 예절의 순간은 한 생명이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적인 새 삶을 시작한다는 선언이자 동시에 그 뿌리를 결코 잊지 않겠다는 맹세의 빛이었다.
우리가 호텔의 결혼식장에 도착했을 때 장내는 이미 따뜻한 웅성임으로 가득했다. 친지들의 얼굴에서 반갑고 축복하는 미소가 번졌다. 그 미소 하나하나가 모여 장내를 은은하게 밝히는 등불 같았다. 피아노 선율이 흐르기 시작했고 문이 열렸다. 아들이 팔짱을 낀 신부와 함께 걸어 들어오는 모습에 모든 시선과 빛이 그들에게로 집중되었다. 신부의 웨딩드레스는 순백의 빛을 뿌렸고 아들의 얼굴은 자랑스러움과 사랑으로 가득 차 보였다. 두 사람의 걸음걸이에는 막 시작하는 여정에 대한 희망의 힘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수많은 날들의 조각들이 이 하나의 완성된 순간으로 모여드는 것을 보는 듯했다. 첫 울음소리, 첫 걸음마, 첫 등교, 첫 좌절과 기쁨… 그 모든 기억의 파편들이 오늘 이 자리에서 하나의 찬란한 빛으로 합쳐졌다.
식이 진행되는 내내, 나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안사돈댁의 감동에 젖은 눈빛, 친지들의 격려의 박수, 친구들이 환하게 웃으며 찍는 사진의 플래시. 모든 것이 살아 숨 쉬는 빛의 교향곡이었다.
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질 때, 나는 잠시 홀 한쪽에 앉아 오늘 하루를 되새겨보았다. 아침의 분주함과 설렘, 이웃의 뜨거운 밥상, 짝짝이 구두의 웃음, 아들의 경건한 절, 신부의 눈부신 미소… 평범한 듯하지만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순간들이 내 마음의 액자에 하나둘 박혔다. 그 속에서 나는 가족이란 이름의 끈끈한 빛, 이웃이란 이름의 너그러운 빛, 그리고 두 젊은이가 펼쳐갈 새로운 시작에 대한 확신의 빛을 보았다.
나는 한없이 부푸는 가슴을 누르며 그냥 빛의 매순간을 위하여 열심히 살리라 주먹을 꼭 틀어쥐었다.

류송미 작가 프로필
1967년 10월  출생
1987년중국제1사범학교 졸업
1989년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35년 동안 교사사업에 종사
학생글짓기지도
묵향문학회 한국지회 사무국장
한국아동청소년 문학협회 회원
시집 어느날의 토크쇼 출간
외 수필 가사 동시 동요 등 수십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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